고교심판의 부적절한 접촉-판정 권력의 성역을 해체해야 한다.[김정훈 칼럼니스트]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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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심판의 부적절한 접촉-판정 권력의 성역을 해체해야 한다."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전 1차 예선 결승전 ‘경주고–의성고’ 경기 이후, 고교야구 판정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 직후 의성고 학생 선수들이 흘린 눈물과 학부모들이 느낀 참담함은 단순한 판정 불만이 아니다. 이는 고교스포츠에 뿌리 깊게 박혀 온 판정 권력의 불투명한 작동 방식이 드러낸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절규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경기 전날 벌어진 경주고 감독과 일부 심판진의 식사 및 숙소 동행 장면이다. 이는 비단 ‘잘못된 행동’이라는 수준을 넘어선다. 고교야구는 공직유관단체가 주관하는 공적 경기이며, 심판은 준(準)공적 지위에 해당한다. 그들의 양심과 독립성은 공정 경기의 최후 보루다. 그런데 경기 이해당사자인 감독과의 사적 접촉이 사전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이해충돌방지법』 취지에도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판정의 중립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더 문제는 이러한 관행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는 점이다. 경북 지역 고교야구 현장에서는 오랜 기간 특정 학교에 유리한 판정이 반복됐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감독–심판 간의 밀접한 네트워크, 지역적 친분, 협회 내부 인맥 등이 복잡하게 얽히며 문제 제기는 늘 ‘불이익’이라는 두려움에 가로막혔다. 그 피해는 결국 학생 선수들이 떠안았다.
고교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대학 진학, 프로 입단 등 청소년의 진로가 직결된 중요한 경쟁 무대다. 스트라이크 하나, 아웃 하나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꾼다. 그렇기에 편파 판정은 경기 하나를 망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아이의 인생을 흔드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다. 이번 의성고 경기에서 제기된 판정 논란을 단순한 오심, 우발적 실수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이미 학부모들은 공정성 훼손을 이유로 진상조사와 심판 징계를 요구했고, 일부 학부모회는 대한체육회와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식 문제 제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지역의 오래된 상처가 비로소 절규로 표출된 것이다. 교육청과 체육회, 그리고 협회는 이를 단순 민원으로 축소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 개혁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미봉책이 아닌 전면적 진상조사와 제도 개편이다.
● 감독–심판 사전 접촉 금지와 위반 시 즉각 제재
● 심판 배정의 외부 독립기구 이관
● 영상판독·AI 기반 판정 도입 확대
● 반복적 편파 판정 심판의 실명 공개 및 퇴출
● 교육청의 경기 관리·감독 강화
이러한 조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더 이상 판정은 심판 개인의 권위에 기대는 영역이 아니다.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이 스포츠 공정성의 새로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심판 판정은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오래된 금기는 이제 폐기돼야 한다. 절대적 권한을 부여받은 채 견제조차 받지 않는 판정 시스템은 결국 학생 선수들의 희생을 전제로 유지되는 부당한 구조일 뿐이다.
고교스포츠는 교육의 연장선이며, 학생들의 미래가 걸린 공적 영역이다. 어른들의 부주의와 불공정이 그 미래를 흔들어선 결코 안 된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판정 구조 전반을 투명하고 독립적인 체계로 재정비해야 한다.
심판 판정은 성역이 아니다.
학생 선수들의 꿈과 땀이 그 어떤 폐쇄적 기득권보다 우위에 놓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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